
우리나라는 2024년 기준 화장품 수출액이 사상 첫 100억 달러를 돌파하며 세계 4위의 화장품 수출 대국으로 자리 잡았다. K-뷰티가 세계 무대에서 인정받기까지 화장품 소재(원료)기업의 노력이 뒷받침됐다는 데 이견은 없을 터. 2000년대 초반까지 90%에 달하던 해외 소재 의존도를 낮추기 위해서, 소재까지 ‘메이드 인 코리아(Made in Korea)’를 실현하기 위해서 수많은 소재기업이 쉬지 않고 달려왔다. 그중에서 특별히 ㈜바이오뷰텍(BIOBEAUTECH)에 주목할만하다. 후발주자임에도 불구하고 아낌없는 R&D 투자로 차별화된 기술력을 탄탄히 쌓으며 차세대 화장품 종합소재기업으로 부상하고 있다.
2024년 10월 브라질에서 열린 IFSCC. ㈜바이오뷰텍(대표 김인영)은 현장에서 2건의 포스터를 발표했다. ‘모공 속으로 쉽게 침투하는 리포조말 용액을 사용해 블랙헤드 제거 효과를 가진 코팩 개발’과 ‘PIT 나노 에멀젼 시스템을 이용한 에센스 처방의 피부 개선 효과’에 관한 내용이다. 전자는 안정하고 강력한 성능을 가진 리포좀 소포체에 고농축 혼합식물추출물을 봉입한 성분이 모공 속으로 깊고 빠르게 침투해 피지를 용해함으로써 블랙헤드를 즉각 제거하는 원리와 효능에 초점을 둔 논문이다. 이 포스터는 면봉이나 손톱 등으로 눌러서 짜내어 피부에 상처를 유발하는 기존 방식과는 전혀 다른 접근법으로 호평받았다. 후자는 식물성 계면활성제를 합성한 독자 기술로 화제를 모았다. 특히 고압 분산 장비 등을 사용하지 않고도 나노 유화물을 생성하고, 다양한 제형으로 개발할 수 있다는 점이 높게 평가받았다.
김인영 대표는 “2023년 IFSCC에서는 5건의 포스터를 발표했다”면서 “꾸준히 연구하고 이를 논문으로 발표한 후 공업화(제품화)하는 것이 바이오뷰텍의 루틴이자 경쟁력”이라고 강조했다.

국산 소재로 만든 화장품을 만들겠다는 포부로 첫 발
바이오뷰텍은 2011년 첫발을 내디딘 화장품 소재 전문기업이다. 세계적으로 인정받는 K-뷰티가 소재의 80% 이상을 해외에 의존하는 현실이 안타까워 연구원 출신 김인영 대표가 직접 팔을 걷어붙였다. 목표는 소재까지 국산인 화장품을 만들겠다는 것.
바이오뷰텍의 지난 역사는 김 대표의 이 같은 목표와 포부를 구현하기 위한 행보라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2013년 기업부설연구소를 설립하고 해마다 매출의 8% 이상을 R&D에 투자하며 새로운 소재와 기술개발에 집중했다. 그 결과 리포좀 봉입기술, 니오좀 형성기술, PIT 나노에멀젼기술, D상유화기술, 초임계 리포좀 형성 기술, 비저블이중·삼중 캡슐화 기술, 저점도에서도 안정한 액정 형성 기술, 큐보좀 기술 등 다양한 약물 전달 기술과 제형 기술을 확보했다. 그리고 이를 토대로 식물성 천연계면활성제, 바이오 발효 복합추출물, 고효능 소재 성분 및 소재 등 350여 종의 소재를 생산하는 전문기업으로 발돋움했다.
특히 유효성분이 경피·표피를 통해서 침투하는 경로를 규명하고 진피층까지 도달하는 양과 성분이 어떤 작용 기작을 통해서 피부 개선 효과에 관여하는 지를 규명한 기능성 화장품 관련 경피흡수 기술은 세계적인 경쟁력을 인정받고 있다. 천연 약효 성분을 이중·삼중 캡슐화하는 기술도 독보적이다. 천연 약효 성분을 장기 보관할 수 있도록 쉽게 산패하거나 색이 변하는 걸 막고 다양한 제형에 응용할 수 있다.
바이오뷰텍은 이 같은 연구 성과를 토대로 해마다 평균 5건 이상의 논문을 발표하며 글로벌 무대에서 존재감을 드러내고 있다. 또한 김 대표는 과학 기술 발전에 기여한 공을 인정받아 2022년 대통령 표창, 2023년 산업통상자원부 장관상을 받기도 했다.
혁신 소재를 세계로 수출하며 꾸준히 성장
탄탄한 기술력으로 무장한 바이오뷰텍은 그간 다수의 소재를 히트시키며 존재감을 높여왔다. 대표적인 게 ‘이데베논’이다. 이데베논은 애초에 알츠하이머 치료제로 개발됐다. 미국 피부학회에서 현존하는 가장 강력한 피부 항산화제로 발표한 바 있으나, 용매에 쉽게 용해되지 않는 성질 탓에 화장품 성분으로 활용하는 데 한계가 있었다. 바이오뷰텍은 ‘니오좀’이라는 독자 기술로 이 문제를 해결했다. 더욱이 이데베논과 다른 유효성분을 따로 보관하도록 ‘용기 속 용기’, 즉 한 개의 용기에 두 개의 용기를 분리 설계해 사용 직전에 앰플의 캡을 눌러 성분을 섞고 성분들이 섞여 노란색을 띠면 스포이트 뚜껑으로 교체해 사용하도록 했다. 이는 각 성분의 변질 위험을 막아 신선도를 유지하고 노란색을 마케팅 포인트로 활용하도록 한 것으로, 이데베논 앰플이 입소문을 타고 2017년부터 현재까지 홈쇼핑의 스테디셀러로 사랑받고 있는 게 이런 이유에서다. 2024년 IFSCC에서 발표한 포스터 중 하나인 블랙헤드 제거 성분은 최근 중국 시장에서 크게 히트하고 있다. 니오좀 베지클에 봉입한 식물혼합추출물이 피지 안으로 쉽게 흡수되어 딱딱하게 침착된 블랙헤드를 불려서 쉽게 제거할 수 있다는 게 차별화 포인트다. 특히 이 성분은 블랙헤드 제거 효과뿐만 아니라, 모공 수축이 사용 전 대비 6.43%, 피부 탄력도가 사용 전 대비 8.76% 개선되는 것으로 확인됐다. 이 같은 효능을 가진 블랙헤드 리무버는 중국 화장품 시장에 ‘블랙헤드 제거제’라는 새로운 카테고리를 형성할 정도로 사랑받고 있다.바이오뷰텍은 지난해 산소화장품 개발로 또 한번 스포트라이트를 받았다. 산소 발생 같은 콘셉트만 내세우는 몇몇 소재들과 달리, 바이오뷰텍은 산업통상자원부 지원을 받아 안정적이면서도 실질적으로 검증된 고농축 용존 산소수 개발에 성공했다. 틱소트로픽 겔네트워크(thixotrophic gel net-work) 구조를 형성하는 수용성 폴리머를 개발, 액상↔겔성의 원리에 입각해서 산소를 용존시켜 증발을 막음과 동시에 오랜 기간 안정적으로 유지하도록 한 게 기술의 핵심이다. 바이오뷰텍은 현재 안정화 산소수 소재를 개발하고 리얼 화장품 시대를 열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이 같은 기술력을 바탕으로 바이오뷰텍은 중국, 프랑스, 베트남, 태국, 미국 등 세계 10여개국에 수출하고 있으며 전체 매출의 60% 이상을 해외로부터 거두고 있다. 2022년에는 삼백만불 수출탑을 수상했으며 올 하반기에 오백만불 수출탑 수상을 자신하고 있다. 김 대표는 “어려운 경제 여건에도 불구하고 2024년 매출과 영업이익 모두 우상향했다” 면서 “수출 거래선을 다변화한 것이 성장동력이 됐다”라고 강조했다.
2027년 용인에 화장품 소재 생산시설 건립
오늘날 바이오뷰텍이 세계 무대에서 두각을 드러내기까지 김인영 대표의 R&D에 대한 남다른 철학이 제 몫을 톡톡히 했다. “저는 단순히 논문 발표만을 위해 진행하는 연구는 하지 않습니다. 쉬지 않고 연구하고 또 투자하고 연구하기를 반복해 특허와 논문을 모두 겸비한 다음 이를 바탕으로 공업화(상품화)로 연결하는 데 의미를 두고 있습니다. 자사의 핵심고객인 ODM기업이나 OEM기업, 이밖에 국내외 화장품 기업들이 고품질의 화장품을 개발할 수 있도록 우수한 기술 소스를 제공하는 것이 자사의 존재 이유이기 때문입니다.”

김 대표는 이 같은 철학을 바탕으로 해마다 쉬지 않고 R&D에 투자하며 연구하는 기업 문화를 내재화하기 위해 노력해 왔다. 자율적인 분위기 속에서 창의적인 아이디어를 도출하고 책임 있게 연구 개발하며 이를 사업화하는 문화를 안착해야 기술 기반의 화장품 소재기업으로서 지속 성장이 가능하다는 걸 잘 알았기 때문이다. 그리고 이를 위해 연구개발의 전 과정을 공유하는 체계적인 연구개발 시스템 구축에 공을 들였다. 내부에서 진행하는 프로젝트를 비롯해 외부 전문가와 협업하는 과정까지 전체를 기록하고 공유할 수 있는 시스템으로, 김 대표는 현재 유명 대학 교수진으로 이루어진 연구 인력 다수를 외부 전문가로 확보했으며 이 연구개발시스템이 바이오뷰텍의 새로운 성장 모멘텀이 될 것으로 자신했다.
독보적인 연구개발과 기술력 외에 바이오뷰텍이 세계 무대에서 인정받는 또 다른 비결로, 품질경영시스템과 화장품 제조시스템을 글로벌 스탠다드에 걸맞게 구축했다는 점을 빼놓을 수 없다. 2022년 ISO9001, ISO14001 인증을 획득하고 ISO22716 CGMP, ISO16128, EFfCI-GMP(EU) 등의 제조와 품질관리 기준 인증을 확보하면서 화장품 소재기업으로 신뢰를 얻고 세계적인 경쟁력을 갖추었다. 또한, 2023년에는 삼성전자와 중소기업중앙회의 지원으로 연구 개발(PLM)부터 생산제조(MES), 자재관리(WMS), 품질보증(Q/A), 고객관리(C/S)에 이르기까지 독자적 스마트팩토리 기반을 구축했다.
“오는 2027년 경기도 용인 테크노파크 내에 첨단 GMP 화장품 소재 생산시설을 갖춘 공장을 신축할 계획입니다. 체계적인 전산 인프라와 최고 효율을 얻을 수 있는 연구개발 시스템에 이어 첨단 생산공장까지 신축하면 지속가능한 성장을 위한 글로벌 경쟁력의 기반을 마련했다고 생각합니다. 이를 토대로 앞으로 화장품 종합소재기업으로 입지를 더 넓혀나갈 계획입니다. ‘아름다운 얼굴을 만드는 사람들’이라는 비전을 향하여 소재부터 완제품까지 ‘메이드 인 코리아(Made in Korea)’일 수 있도록 종합소재기업으로서 입지를 단단히 굳혀가겠습니다.”
Edited by 이은정

Q. 창업을 결심한 계기가 있나요?
일본과 국내 기업들에서 오랜 기간 연구원으로 일했습니다. 논문들이 하나둘 쌓이고 특별히 자연 추출물에서 찾은 계면활성제를 사업화하면 좋겠다고 생각하게 됐죠. 처음엔 국내 기업에 사업계획을 제안하기도 했는데 흔쾌한 답을 듣지 못해서 직접 창업하게 됐습니다. 늦은 나이에 쉽지 않은 결정이었지만 지금은 최고의 선택이었다고 생각합니다.
Q. 연구원으로서 기술을 기반으로 창업했는데 어려움은 없었나요?
초기 1~2년은 힘들었죠. 그래도 3년 차부터는 의미있는 성과를 냈고 현재까지 해마다 성장했습니다. 전문가로서 기술 영업을 직접 뛰었고 국내외 전시회도 부지런히 쫓아다녔어요.
Q. 종합소재기업을 지향하면서도 자사 브랜드를 론칭하는 투-트랙 전략을 구사하는 이유가 있나요? 브랜드 론칭은 자의 반 타의 반이었습니다. 소재나 제형을 개발하는 기간이 오래 걸리고 설령 개발을 완료했더라도 이를 매출로 연결하기까지 숱한 난관을 거쳐야 하죠. 완제품을 통해 성분과 제형을 직접적으로 입증하는 것이 무명의 작은 기업이 신뢰를 얻는 가장 빠르고 확실한 방법이라고 생각했습니다. 다행히 이같은 전략이 주효했어요. 비조간, 비타큐민, 더마앤더마 등이 해외 소비자들에게 꾸준히 사랑받고 있으며 매출의 15%가량을 완제품을 통해 거두고 있습니다.
Q. 연구원으로 일하는 것과 대표로서 기업을 이끄는 것 중 어느 쪽이 더 좋으신가요?
아직은 CEO로 기업을 이끄는 것보다 연구에 매진하는 게 더 좋습니다. 나름의 철학을 바탕으로 큰 그림을 그리면서 기업을 운영하는 게 여전히 어렵습니다. 그래도 지금은 CEO 역할에 더 큰 비중을 두고 있습니다. 가끔 기획이나 아이디어를 내긴 하지만, 연구소장을 중심으로 연구 인재들이 더 잘할 수 있도록 지원하는 게 CEO로서 제 역할이라고 생각합니다.
Q. 여러 기업 중에서 닮고 싶은 모델이 있는지 궁금합니다.
일본 니코케미컬(Nikko Chemicals)을 모델로 삼고 있습니다. 소재 합성 전문, 화장품 ODM 전문, 효능 임상 평가 전문, 매니큐어 전문 등 카테고리를 나누어서 7개의 자회사를 두고 있으며 본사는 자회사와 네트워크를 갖고 각각의 전문기업으로 발전시키는 플랫폼 역할을 합니다. 저희도 화장품 종합소재기업으로 그런 방식과 구조를 지향하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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